사고 현장에 온 사설 견인차 직원이 특정 렌트업체를 권하며 렌터카를 빌리라고 했습니다. 렌트 대신 교통비로 현금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피해자가 거절하자, 직원은 피해자를 길가에 내려 두고 떠났습니다.

다른 피해자는 차를 정비업체에 맡기기 전부터 렌터카를 빌렸습니다. 보험사는 입고 전 렌트비를 보상하지 않았고, 그 기간 렌트비는 피해자가 직접 냈어요.

금융감독원이 2026년 2월 3일 보도자료에서 공개한 사례입니다. 같은 자료에서 금감원이 맨 먼저 꼽은 행동요령은 “렌터카 이용 여부를 사고발생 즉시 결정할 필요 없습니다”였습니다.

상대 차 때문에 난 사고로 상대방 보험(대물배상)으로 차를 고친다면, 수리하는 동안 고를 수 있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렌터카를 빌리거나, 빌리지 않고 렌트비의 35%를 교통비로 현금 받거나요.

렌트를 고르면 보상되는 기간은 정비업체에 차를 맡긴 때부터 수리가 끝날 때까지입니다. 한도는 25일(실제 정비작업시간이 160시간을 넘으면 30일), 수리할 수 없는 차는 10일이에요. 빌릴 수 있는 차는 배기량·연식이 비슷한 동급 중 가장 싼 렌터카가 기준입니다.

피해자라도 렌트비가 내 돈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쌍방과실이면 렌트비 중 내 과실만큼은 직접 내야 하고, 내 일방과실 사고·단독사고이거나 수리 대신 미수선수리비를 받기로 했다면 렌트비가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교통비는 내 과실만큼 깎인 금액을 받을 뿐, 따로 낼 돈은 없어요.

개인 자가용 승용차가 상대방 자동차보험 대물배상으로 수리받을 때의 보험사 보상 기준이며, 개인용자동차보험 약관(현대해상 2025년 11월 26일 개정판)과 금감원 보도자료로 2026년 10월 16일에 확인했습니다. 택시 같은 영업용 차는 기준이 다르고, 내 사고의 세부 조건은 상대 보험사 약관과 보상 담당자 안내가 기준입니다.

렌트는 현장이 아니라 보험사와 이야기한 뒤 정해도 됩니다

앞의 사례처럼 렌트 권유는 사고 현장에서 먼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때 듣는 “렌트비는 상대 보험에서 다 나와요”라는 말이 가장 조심할 부분이에요.

금감원은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는데 렌트비를 모두 보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는 것을 렌트업체가 피해자를 현혹하는 방식으로 꼽았습니다. 과실 비율이 정해지기 전에는 렌트비가 전부 나올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렌트할지 교통비를 받을지는 상대 보험사 보상 담당자에게 보상 여부와 과실을 확인한 뒤 정하면 됩니다. 통화할 때는 이렇게 물어보면 됩니다.

“이 사고, 렌트비 보상 대상인가요? 과실 비율은 정해졌나요?”
“렌트하면 어떤 차급까지 보상되고, 렌트하지 않고 교통비로 받으면 하루 얼마 기준으로 계산되나요?”

교통비의 기준이 되는 하루 렌트요금은 렌트 시장의 통상 요금으로 보험사가 산정합니다. 그래서 내 차의 하루 교통비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이 통화에서 확인하는 게 가장 빠릅니다.

차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면 견인도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견인비는 차가 자력으로 움직일 수 없을 때만 보상되거든요. 금감원 사례 중에는 굴러갈 수 있는 차를 권유받아 견인했다가 견인비를 직접 낸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렌트하면 언제부터, 며칠까지, 어떤 차까지

렌트를 고르기로 했다면 보상 기준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시작하는 날, 끝나는 날, 빌리는 차의 급이에요. 어느 하나라도 벗어나면 그만큼은 보상 기준 밖이 됩니다.

대물배상 렌트(대차료) 보상 기준과 내 돈이 나가는 경우(개인 자가용, 자동차보험 약관 기준)
항목 보상되는 기준 보상 안 되는 부분
시작 정비업체에 차를 맡긴 때부터 입고 전에 빌린 날의 렌트비
기간 수리 완료까지, 최대 25일(실제 정비작업시간 160시간 초과 시 30일) 한도를 넘긴 날, 수리가 끝난 뒤 더 탄 날
수리 지연 보험개발원이 정한 통상의 수리기간 부당한 수리·출고 지연으로 통상의 수리기간을 넘긴 날(25일 안이어도)
수리 불가 10일 10일을 넘긴 날
차급 배기량·연식이 비슷한 동급 중 최저요금 렌터카 더 비싼 차를 빌렸을 때의 요금 차액
과실·사고 유형 상대 과실만큼(상대방 대물배상으로 수리할 때) 쌍방과실이면 렌트비 중 내 과실분, 내 일방과실·단독사고·미수선수리비면 렌트비 전부
교통사고 렌트 보상 기간 타임라인: 정비업체 입고부터 수리 완료까지만 보상(한도 25일, 정비작업 160시간 초과 시 30일, 수리 불가 10일), 입고 전 렌트와 부당 지연으로 통상 수리기간을 넘긴 날은 보상 안 됨.
렌트비가 보상되는 구간은 정비업체 입고부터 수리 완료까지이고, 그 앞뒤로 빌린 날은 보상 기준 밖입니다.

제가 이 기준을 정리하면서 특히 눈여겨본 건 시작점이었습니다. 사고 난 날이 아니라 정비업체 입고일부터 셉니다. 사고 당일 바로 렌터카를 받고 차는 다음 날 맡겼다면, 그 하루 렌트비는 보상되지 않아요.

160시간도 헷갈리기 쉽습니다. 달력 날짜가 아니라 정비업체의 실제 정비작업시간이에요. 이 작업시간이 160시간을 넘을 만큼 큰 수리여야 한도가 25일에서 30일로 늘어납니다.

25일은 한도이지 보장 기간이 아닙니다. 수리가 부당하게 늘어지거나 출고가 미뤄져 보험개발원이 과거 렌트기간과 작업시간을 분석해 정한 통상의 수리기간을 넘기면, 그 초과분은 25일 안이어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정비업체가 말한 예상 수리기간이 길다고 해서 그만큼 다 보상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뜻이에요.

차급도 마찬가지입니다. 렌트업체가 “같은 급”이라며 내주는 차가 보험사가 보는 동급 최저요금 차와 같은지, 렌트 전에 보상 담당자에게 한 번 확인해 두면 차액 다툼을 피할 수 있습니다. 수입차처럼 동급 기준을 두고 다툼이 생긴 경우에는 법원이 약관 기준과 다르게 판단할 여지도 있습니다.

렌터카를 타는 동안 그 차로 사고가 나면 이번에는 렌트사에 내는 돈이 문제가 됩니다. 렌터카 사고 때 면책 상품별로 얼마까지 내는지는 제주 렌터카 사고 때 일반·고급·완전면책별 최대 부담을 정리한 글에서 볼 수 있어요.

피해자인데 렌트비를 내는 세 경우

“피해자니까 렌트비는 전부 상대 보험사가 낸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금감원이 공개한 사례를 보면 과실, 사고 유형, 수리 방식에 따라 렌트비가 그대로 내 돈이 됩니다.

과실 비율이 정해지기 전에 빌렸다면

과실을 두고 다투던 피해자가 “나중에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렌트업체 설명을 듣고 렌트했습니다. 법원 판결로 쌍방과실이 확정되자, 상대 보험사는 렌트비 중 본인 과실분은 직접 내야 한다고 안내했어요.

교통비는 다릅니다. 렌트비는 내 과실만큼 내 돈으로 메워야 하지만, 교통비는 내 과실만큼 깎인 금액을 현금으로 받고 따로 낼 돈이 없습니다. 과실 다툼이 있는 사고라면 이 차이가 선택을 바꿉니다.

내 보험(자차)으로 고치는 사고라면

내가 일방적으로 잘못한 사고나 구조물을 들이받은 단독사고는 상대방 대물배상이 없어 내 보험의 자기차량손해로 고칩니다. 자기차량손해는 수리비만 보상하고 렌트비는 보상하지 않습니다. 이때 빌린 렌트비는 전액 내 몫이에요.

내 자동차보험에 렌트 관련 특약을 따로 들어 두었다면 그 특약으로 받을 수 있는지는 내 보험사에 확인하세요.

수리 대신 미수선수리비를 받기로 했다면

차를 고치지 않고 수리비를 현금(미수선수리비)으로 받기로 한 피해자가 렌트를 했습니다. 보험사는 실제로 수리를 하지 않았으니 렌트비를 보상할 수 없다고 했고, 이후 렌트업체가 피해자를 상대로 렌트비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소송 결과는 보도자료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미수선수리비를 생각하고 있다면 렌트는 그 결정을 내린 뒤에, 보상 담당자에게 무엇이 나오는지 확인하고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렌트할까, 교통비를 받을까: 내 숫자로 비교하기

둘 중 무엇이 나은지는 하루 렌트요금, 수리 일수, 내 과실 비율에 따라 달라집니다. 모두 사람마다 다른 값이라 하나의 정답은 없고, 아래 식에 내 값을 넣어 보는 게 가장 정확해요.

렌트할 때 내가 낼 돈 = 동급 최저 하루 요금 × 인정 일수 × 내 과실 비율
(여기에 더 비싼 차의 차액, 입고 전·지연분 렌트비가 있으면 더해집니다)
교통비로 받는 현금 = 동급 최저 하루 요금 × 35% × 인정 일수 × (1 − 내 과실 비율)

하루 요금은 상대 보험사가 산정하는 값이니, 위에서 말한 통화로 먼저 받아 두세요.

가정 A: 상대 과실 100%, 하루 10만 원, 수리 10일

동급 최저 하루 요금이 10만 원이고 수리가 10일 걸린다고 가정해 볼게요. 내 과실이 0%면 렌트비 100만 원은 전액 보상되고 내 부담은 0원입니다.

렌트하지 않으면 10만 원 × 35% × 10일 = 35만 원을 교통비로 받습니다. 이 가정에서 렌트는 “열흘 동안 차를 쓰는 대신 현금 35만 원을 포기하는 선택”이에요.

가정 B: 같은 조건에 내 과실 20%

하루 10만 원·수리 10일은 같고, 쌍방과실로 내 과실이 20%로 정해졌다고 가정해 볼게요. 렌트했다면 렌트비 100만 원 중 20만 원은 내가 냅니다.

렌트하지 않았다면 35만 원에서 내 과실 20%를 뺀 35만 원 × 80% = 28만 원을 현금으로 받고 낼 돈은 없습니다. 이 가정에서는 렌트가 “현금 28만 원을 포기하고 20만 원을 더 내는 선택”, 두 길의 차이가 48만 원이 됩니다.

렌트와 교통비 35% 비교 가정 예시: 동급 하루 10만 원·수리 10일일 때 과실 0%면 렌트 내 부담 0원 대 교통비 35만 원, 과실 20%면 렌트 내 부담 20만 원 대 교통비 28만 원.
가정 예시입니다(동급 하루 요금 10만 원, 수리 10일). 실제 하루 요금은 상대 보험사가 산정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과실 다툼이 있거나, 수리하는 동안 차를 쓸 일이 많지 않다면 교통비 쪽이 내 돈이 나갈 일이 없습니다. 출퇴근처럼 매일 차가 꼭 필요하고 상대 과실 100%가 분명하다면 렌트가 맞을 수 있어요. 그 경우에도 입고 후에, 동급 최저요금 차로 빌리는 조건은 같습니다.

사고 당일에는 이 순서만 지키면 됩니다

  1. 현장에서는 렌트도 견인도 바로 정하지 않습니다. 차가 스스로 움직이면 견인비는 보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상대 보험사 보상 담당자에게 렌트비 보상 여부, 과실 비율, 교통비 하루 기준요금을 묻습니다.
  3. 과실 다툼이 있거나 차 쓸 일이 적으면 교통비(35%)를, 렌트하기로 했다면 입고 후에, 동급 최저요금 차로 빌립니다.
  4. 수리가 끝나면 바로 반납합니다. 수리가 이유 없이 늘어지면 정비업체와 보험사에 지연 사유를 확인해 둡니다.

사고 직후는 몸도 마음도 경황이 없는 때인데, 렌트 권유는 바로 그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저라면 “보험사랑 먼저 통화해 볼게요” 한마디로 시간을 벌겠습니다. 그 몇 분이 나중에 날아올 렌트비 청구서를 막아 줄 수 있으니까요.

출처: 금융감독원 2026년 2월 3일 보도자료(자동차사고 후 렌터카 이용 피해 사례·렌트비 보상 표준안내문) · 현대해상 개인용자동차보험 약관(2025년 11월 26일 개정, 별표2 대물배상 지급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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