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만기가 1월 20일인 세입자가 12월 20일에 집주인에게 “이번 만기에 나가겠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다고 해 볼게요. 만기까지 꼬박 한 달이니 넉넉해 보입니다. 검색창에 ‘전세 만기 통보’를 치면 자동완성에 ‘1개월 전’이 먼저 뜨기도 하고요.
그런데 지금 주택 전세·월세 기준으로 이 통보는 늦었습니다.
세입자는 만기 2개월 전까지 “갱신하지 않겠다(만기에 나가겠다)”는 뜻을 집주인에게 알려야 합니다. 기준은 문자를 보낸 날이 아니라 집주인에게 닿은 날이에요.
이 날짜를 넘기면 계약은 만기에 보증금·월세 그대로, 2년 다시 계약한 것으로 봅니다. 흔히 말하는 묵시적 갱신이에요. 그 뒤에도 세입자는 언제든 나가겠다고 알릴 수 있지만, 계약은 집주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야 끝납니다. 그때까지 월세는 계속 나가고, 보증금을 돌려받는 시점도 그 종료일 기준이 됩니다.
‘1개월 전’은 2020년 12월 10일 전에 맺은 옛 계약의 기준이거나, 상가 임대차·등기한 전세권의 숫자입니다. 지금 만기를 앞둔 주택 전월세 계약은 사실상 모두 2개월 기준이에요.
개인 집주인과 맺은 주택(아파트·빌라·원룸·주거용 오피스텔) 전세·월세 계약을 기준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 현행 조문과 법제처 생활법령 해설, 대법원 판결 원문을 2026년 10월 16일에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공공임대·등록임대주택이나 법인 임차는 기준이 다를 수 있어요.
1개월이 아니라 2개월, ‘보낸 날’이 아니라 ‘받은 날’
1개월이라는 숫자가 오래 남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임대차계약의 갱신」에도 2019년에 맺은 계약을 예로 든 문답에는 세입자가 “1개월 전까지” 알려야 한다는 설명이 그대로 있어요. 2020년 12월 10일 이후 계약부터 기간이 바뀌었다는 말은 그 답의 끝에 붙어 있습니다.
계약서에 “만기 1개월 전 통보”라고 적혀 있어도 법정 기준인 2개월 전까지 알리는 쪽이 안전합니다.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공개된 질문(2023년 5월)이 딱 그런 경우였습니다. 만기 29일 전에 나가겠다고 알렸고 계약서에도 “최소 1개월 전”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답변한 변호사들은 법정 기준인 2개월을 넘겼으니 묵시적 갱신으로 보는 게 맞다는 의견을 냈어요. 실제 분쟁이 어떻게 끝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계약서의 1개월만 믿고 움직이기엔 위험하다는 신호로는 충분합니다.
내 날짜는 이렇게 잡습니다
만기일에서 두 달 거슬러 올라간 같은 날짜를 찾고, 그보다 하루 이상 앞서 집주인에게 닿게 합니다. 실제로는 며칠에서 일주일쯤 여유를 두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만기가 2027년 1월 20일이라면 두 달 전 같은 날짜는 2026년 11월 20일입니다. 늦어도 11월 19일까지는 집주인이 받도록, 가능하면 11월 중순 전에 보내는 게 안전한 날짜예요. 하루 차이를 두고 다투지 않으려면 이렇게 여유를 두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세입자 기한과 집주인 기한, 둘 다 지나가면 2년이 이어집니다
만기에는 기한이 두 개 있습니다. 세입자는 만기 2개월 전까지, 집주인은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예요. 둘 중 한쪽이라도 그 안에 “갱신하지 않겠다”거나 “조건을 바꾸겠다”고 알렸다면 묵시적 갱신은 없습니다. 둘 다 아무 말 없이 기한을 넘기면 계약은 같은 조건으로 2년 이어집니다.

| 누가, 무엇을 | 언제까지 | 양쪽 모두 기한 안에 말이 없으면 |
|---|---|---|
| 세입자가 만기에 나가려면 | 만기 2개월 전까지 집주인이 받도록 | 같은 조건으로 2년 연장 → 나가려면 집주인이 해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
| 세입자가 계속 살려면 | 따로 알릴 필요 없음 | 같은 조건으로 2년 연장, 계약갱신요구권은 쓴 것으로 보지 않음 |
| 집주인이 내보내거나 조건을 바꾸려면 |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세입자에게 | 같은 조건으로 2년 연장 → 세입자는 그대로 살 수도, 3개월 통지로 나갈 수도 있음(기간 안에 알렸다면 묵시적 갱신 없음) |
계속 살 생각이라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같은 조건으로 2년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이어진 건 계약갱신요구권을 쓴 것으로 보지 않아서, 그 권리는 다음 만기에 쓸 수 있어요.
다만 밀린 월세가 두 달치에 이르렀거나 세입자 의무를 크게 어긴 경우에는 묵시적 갱신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미 늦었다면, 만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알리세요
2개월 전을 넘겼다고 2년을 꼼짝없이 살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묵시적 갱신이 된 계약도 세입자는 언제든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집주인 동의도 필요 없어요. 효력은 집주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야 생깁니다.
이 3개월은 벌금처럼 따로 내는 돈이 아닙니다. 계약이 3개월 더 이어지는 거예요. 그 사이 월세는 계약대로 내고, 보증금도 계약이 끝나는 날을 기준으로 돌려받습니다.
예시: 만기 한 달 전에 알렸다면
처음의 세입자로 돌아가 볼게요. 만기는 2027년 1월 20일, 12월 20일에 보낸 문자를 집주인이 그날 바로 확인해 통보가 닿은 날도 2026년 12월 20일이라고 가정합니다. 2개월 기한을 넘겼으니 계약은 만기에 같은 조건으로 이어지고, 받은 날부터 3개월을 기준으로 하면 2027년 3월 20일에 끝납니다. 원래 만기보다 두 달 늦어요.
월세가 80만 원인 계약이라고 하면 그 두 달 동안 약 160만 원이 더 나가는 셈입니다. 80만 원은 예시로 넣은 금액이니 내 월세로 바꿔 계산해 보세요.
여기서 눈여겨볼 건 통보를 미룰수록 끝나는 날도 같이 밀린다는 점입니다. 3개월은 원래 만기가 아니라 집주인이 받은 날부터 세니까, 같은 계약에서 만기일인 1월 20일에야 알리면 4월 20일까지 계약이 이어집니다. 하루 늦게 알릴 때마다 끝나는 날도 하루씩 늦어지는 구조예요.

대법원 판결에도 같은 셈법이 나옵니다. 대법원은 2024년 1월 판결(2023다258672)에서 계약갱신요구권으로 갱신된 주택 임대차 사례를 다뤘어요. 월세 168만 원 계약에서, 갱신된 기간이 시작되기 전인 2021년 1월 29일에 세입자의 해지 통지가 집주인에게 닿았습니다. 원심은 갱신 기간이 시작되는 3월 10일부터 3개월인 6월 9일에 계약이 끝난다고 봤고요.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통지가 집주인에게 닿은 날부터 3개월인 2021년 4월 29일에 계약이 끝났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했어요. 41일 차이입니다.
이 판결은 갱신요구권 사례라서 묵시적 갱신을 앞두고 늦게 보낸 통지를 직접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법 조문 자체가 ‘받은 날부터 3개월’이라고 정하고 있어서, 늦었다면 하루라도 빨리 알리는 게 낫다는 결론은 같아요. 끝나는 날을 두고 집주인과 의견이 갈리면 혼자 결론 내지 말고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나 대한법률구조공단 상담을 받아 보세요.
날짜를 넘겼다면 집주인에게 원래 만기에 끝내는 데 동의해 줄 수 있는지 먼저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집주인이 동의하면 만기나 합의한 날에 끝낼 수 있지만, 동의해야 할 의무는 없어요. 이렇게 중간에 나가면서 새 세입자를 구할 때 복비를 누가 내는지가 궁금하다면 만기 전 이사 복비를 세입자가 내야 하는지 계약 상태별로 정리한 글을 이어서 보세요.
집주인이 한 달 전에야 “나가 달라”, “올려 달라”고 했다면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만기를 한 달 남짓 남기고 집주인이 “이번에 나가 주셔야겠다”거나 “보증금을 올리겠다”고 연락해 오는 경우예요.
집주인의 기한은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입니다. 이 기간에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을 알리지 않았고 세입자도 기한 안에 나가겠다고 하지 않았다면, 계약은 만기에 같은 조건으로 2년 연장된 것으로 봅니다. 만기 한 달 전에 온 요구만으로는 이 연장을 막지 못해요.
그래서 세입자는 같은 보증금·월세로 2년을 그대로 살 수도 있고, 사정이 생기면 앞에서 본 3개월 통지로 언제든 나갈 수도 있습니다. 늦게 온 인상 요구에 그 자리에서 응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계약 기간 중에도 경제 사정이 바뀌면 월세·보증금 조정을 청구하는 별도 제도가 있습니다(증액은 계약이나 직전 증액 뒤 1년이 지나야 하고 5% 이내). 그러니 “2년 동안 집주인은 절대 못 올린다”까지 단정할 수는 없어요. 집주인이 6개월~2개월 전 사이에 제대로 알렸다면 묵시적 갱신 자체가 없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세요.
어떻게 알려야 나중에 날짜로 다투지 않을까
통지 방법은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문자·카카오톡·전화도 돼요. 다만 효력은 집주인에게 닿은 때 생기니까, 나중에 “언제 받았느냐”를 두고 다툴 때 보여 줄 기록이 남아야 합니다.
- 문자·카카오톡 + 집주인 답장: 가장 간단합니다. 답장이 오면 받은 날이 그대로 남아요.
- 답이 없거나 연락이 잘 닿지 않으면 내용증명우편: 무엇을 언제 알렸는지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다시 보냅니다.
- 전화로 먼저 말했다면: 통화 뒤 같은 내용을 문자로 한 번 더 남겨 둡니다.
내용에는 만기일과 뜻을 분명히 씁니다. 이 정도면 충분해요.
○○동 ○○호 임대차 계약이 2027년 1월 20일 만기인데, 이번 만기에 갱신하지 않고 계약을 끝내려고 합니다. 보증금 반환 일정도 상의드리고 싶습니다.
계약서를 꺼낸 김에 달력에 날짜 두 개를 적어 두세요
제가 이번 자료를 정리하면서 가장 눈여겨본 건 “보낸 날이 아니라 받은 날”이라는 기준이었습니다. 2개월 전 마감도, 늦었을 때의 3개월도 전부 집주인이 받은 날에서 시작하거든요.
저라면 계약서를 꺼낸 김에 달력에 두 날짜를 적겠습니다. 하나는 만기일, 다른 하나는 만기 두 달 전보다 일주일쯤 앞선 날입니다. 두 번째 날짜가 ‘통보하는 날’이에요.
제때 알리고 만기에 나가는데 보증금이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이사부터 해도 되는지는 임차권등기명령 셀프 신청 비용과 보증금을 못 받고 이사해도 되는 시점을 정리한 글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어요.
날짜 하나 때문에 2년이 묶이거나 월세가 몇 달 더 나가는 일은 미리 알면 피할 수 있습니다. 만기가 석 달 안쪽으로 들어왔다면, 오늘 계약서의 만기일부터 확인해 보세요.
출처: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임대차계약의 갱신」 · 주택임대차보호법(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3다258672 판결(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예고 없이 해고, 해고예고수당 받을 수 있을까?
30일 전 예고 없이 해고됐고 3개월 이상 일했다면 5인 미만·알바도 원칙적으로 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