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냉장고가 똑같이 고장 나고 똑같이 “부품이 없어 수리가 안 됩니다”라는 말을 들어도, 기준상 받을 수 있는 것은 언제 고장 났느냐에 따라 세 번 바뀝니다.

냉장고로 보면 이렇습니다. 산 지 1년이 안 됐다면 감가 계산 없이 제품교환이나 구입가 환급이 기준입니다. 1년이 지났지만 제조일부터 9년 안이라면 감가상각하고 남은 금액에 구입가의 10%를 더한 금액이고요. 제조일부터 9년이 지나면 이 기준으로 보상을 요구하기 어려워집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건 두 기간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이에요. 1년은 산 날부터, 9년은 만든 날부터 셉니다.

가전 부품 미보유 보상 기준 도식. 제조일부터 부품보유기간과 산 날부터 품질보증기간에 따라 교환·환급, 감가 잔여금+10%, 요구 어려움으로 갈린다.

그래서 AS에서 “수리 불가, 대신 감가상각해서 ○○원 보상”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동의하기 전에 이 두 날짜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 하는 보상 기준은 제조일부터 센 부품보유기간 안일 때 적용됩니다. 그 안에서 산 지 품질보증기간(대부분 1년)이 안 지났으면 교환 또는 구입가 환급, 지났으면 감가 잔여금 + 구입가의 10%입니다. 두 번째 경우라면 내 구입가와 사용 개월로 제시액을 직접 검산할 수 있어요.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과 소비자기본법 시행령으로 2026년 10월 16일에 확인한 기준입니다. 정상적으로 쓰다 고장 난, 국내에서 정식 구입한 대형가전(냉장고·TV·세탁기·건조기·에어컨 등)을 전제로 하고, 고의·과실 고장, 렌탈·해외직구·중고 제품, 휴대폰·PC는 기준이 다릅니다. 또 이 기준은 분쟁 때 쓰는 합의·권고 기준이라 업체를 강제하지는 못해요.

고장 난 시점별로 기준이 이렇게 갈립니다

부품이 없어 수리 불가일 때 기준상 받을 수 있는 것(정상 사용 중 고장, 2026년 10월 16일 확인)
고장 난 시점 기준상 받을 수 있는 것
부품보유기간 안 + 산 지 품질보증기간(대부분 1년) 안 제품교환 또는 구입가 환급
부품보유기간 안 + 품질보증기간 지남 감가상각 잔여금 + 구입가의 10%
제조일부터 부품보유기간이 지남 이 기준으로 보상 요구가 어려움

10% 가산은 두 조건이 함께 맞을 때만 붙습니다. 부품보유기간 안이어야 하고, 품질보증기간은 지났어야 해요. 보증기간이 지났다는 것만으로 이 계산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부품보유기간은 산 날이 아니라 만든 날부터

부품보유기간은 구입일이나 단종일이 아니라 제품의 제조일부터 셉니다. 라벨에 제조연월만 적혀 있으면 그 달의 말일을 제조일로 봐요.

기간은 TV·냉장고 9년, 에어컨 8년, 세탁기·의류건조기 7년입니다. 제조사가 품질보증서에 이보다 긴 기간을 적어 두었다면 그 기간이 적용되고, 다른 품목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조연월은 제품 옆·뒤·안쪽에 붙은 라벨의 모델명·제조번호로 확인하거나, AS를 접수할 때 제조일을 알려 달라고 요청하면 됩니다.

제조일부터 이 기간이 이미 지났다면 이 기준으로 보상을 요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때는 호환 부품이 있는 경우에만 유상수리가 가능할 수 있어요.

산 지 1년 안이라면 감가 계산부터 멈추세요

부품보유기간 안에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 하는데, 산 지 품질보증기간이 아직 안 지났고 정상적으로 쓰다 고장 났다면 기준은 감가 보상이 아니라 제품교환 또는 구입가 환급입니다. 감가 금액을 제시받았다면 이 줄에 해당하는지부터 다시 보세요.

품질보증기간은 구입일부터 세고, 배송·설치로 제품을 받은 날이 다르면 받은 날부터 셉니다. 본체 기준 TV·냉장고·세탁기·건조기는 1년, 에어컨은 냉방전용 2년·냉난방 겸용 1년이에요.

보증기간 안에 AS를 접수했는데 업체 사정으로 처리가 늦어졌다면, 접수한 날을 기준으로 보증기간 안으로 봅니다.

고장 난 부품이 컴프레서·모터 같은 핵심부품이라면 본체와 별도로 무상보증 기간(3~4년, 제조사에 따라 10년)이 있으니 AS 접수 때 함께 확인하세요.

보증기간이 지났다면 제시액을 직접 검산해 보세요

부품보유기간 안이지만 품질보증기간이 지났다면 계산식은 하나입니다. 10%는 남은 금액이 아니라 구입가에 곱해요.

보상액 = (구입가 − 감가상각비) + 구입가 × 10%
감가상각비 = 구입가 × (사용 개월 ÷ 내용연수 개월)

내용연수는 부품보유기간과 같습니다. 냉장고·TV는 108개월, 에어컨은 96개월, 세탁기는 84개월이고, 제조사가 품질보증서에 더 긴 부품보유기간을 적었다면 그 기간을 씁니다. 남은 금액이 0보다 작으면 0으로 봐요.

숫자를 넣어 볼게요. 2020년 3월에 200만원에 산 냉장고가 2026년 9월에 부품이 없어 수리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구입 시기·가격 모두 계산을 보여 주려고 정한 가정값입니다).

가정 예시: 2020년 3월 200만원에 산 냉장고, 2026년 9월 수리 불가 판정, 내용연수 108개월, 가산 10%
항목 계산 금액(원)
사용 개월 2020년 3월 → 2026년 9월 78개월
감가상각비 200만원 × 78 ÷ 108 약 1,444,444
남은 금액 200만원 − 감가상각비 약 555,556
가산 200만원 × 10% 200,000
보상액 남은 금액 + 가산 약 755,556

이 금액은 위 가정에서만 나오는 값입니다. 내 구입가·사용 개월·품목의 내용연수를 넣어 다시 계산하세요.

같은 냉장고를 현행과 다른 숫자, 즉 내용연수 84개월·가산 5%로 계산하면 약 242,857원이 나옵니다. 입력값 두 개가 달라졌을 뿐인데 50만원 넘게 차이가 나요. 제시액이 내 계산과 크게 다르다면 어떤 숫자를 넣었는지 확인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감가 보상액 가정 예시 막대. 200만원 냉장고를 78개월 쓴 경우 약 755,556원이고, 현행과 다른 숫자로 계산하면 약 242,857원이다.

※ 2018년 2월 27일 이전에 산 제품은 가산이 10% 대신 5%입니다(2018년 2월 28일 구입분부터 10%).

사용 개월은 이 예시에서 구입한 달부터 수리 불가 판정을 받은 달까지로 셌습니다. 기준에는 ‘월할계산’만 있고 시작일과 끝일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업체가 어떤 날짜로 몇 개월을 셌는지도 함께 확인하세요.

검산과 요청에 필요한 것

  • 구입가·구입일: 영수증, 카드 결제 내역, 온라인 주문 내역, 품질보증서
  • 제조연월: 제품 라벨의 모델명·제조번호, 또는 AS센터 확인
  • 수리 불가 판정 기록: 수리 내역서나 AS 접수번호

구입일을 확인할 수 없으면 제조일(수입품은 수입통관일)부터 3개월이 지난 날을 품질보증기간 시작일로 봅니다.

금액이 다르면 계산 근거부터 받아 두세요

내 계산과 제시액이 다르면, 업체에 적용한 숫자 네 가지를 알려 달라고 요청하면 됩니다. 이렇게 물으면 빠뜨리는 게 없어요.

AS 접수번호 ○○○○로 부품 미보유 수리 불가 판정을 받은 냉장고입니다. 제시하신 보상액에 적용한 구입가, 사용 개월(시작·끝 날짜), 내용연수, 가산율을 알려 주시겠어요? 제조연월은 ○○○○년 ○월, 구입일은 ○○○○년 ○월 ○일입니다.

그래도 합의가 안 되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전화 1372)에 상담하고,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에서 말씀드렸듯 이 기준은 합의·권고 기준이라, 업체가 반드시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참고로 이사하다가 가전이 망가진 경우라면 정상 사용 중 고장이 아니어서 이 기준이 아니라 이사업체 배상 문제로 따지게 됩니다. 그때는 이삿짐 파손 배상 기준(수리·당시 가액)과 알려야 할 기한을 먼저 보세요.

“네”라고 하기 전에 날짜 두 개, 숫자 하나

제가 이 기준을 정리하면서 가장 의외였던 건, 같은 고장인데도 날짜 두 개가 결과를 거의 다 정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산 날은 교환·환급이냐 감가냐를 가르고, 만든 날은 이 기준을 쓸 수 있느냐를 가르거든요.

그래서 저라면 AS 기사님의 제안에 바로 답하기보다 라벨의 제조연월과 영수증의 구입일·구입가부터 찾겠습니다. 날짜 두 개와 숫자 하나면 위 표의 어느 줄인지, 계산식으로 얼마인지가 나옵니다.

보상을 받고 새 제품을 들일 차례라면, 품목에 따라 사는 것과 빌리는 것의 총비용이 꽤 다를 수 있어요. 정수기를 고민 중이라면 정수기 렌탈과 구매의 5년 총비용 비교가 계산 순서를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래 쓴 가전을 보내는 것도 아쉬운데, 계산 한 번 안 해 보고 받은 금액이 기준보다 적었다면 더 아쉽잖아요. 영수증이 어디 있는지부터 오늘 찾아 두세요.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 · 국가법령정보센터 「소비자기본법 시행령」 ·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2018년 2월 28일) · LG전자·삼성전자서비스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안내 · 확인 기준 2026년 10월 16일

다음으로 읽으면 좋은 노트

정수기, 렌탈과 구매 중 5년 뒤 어디가 쌀까?

쿠쿠 공식 요금표 기준 5년 총비용은 구매가 526,100원 적습니다.

← 생활비의 다른 노트